우아한 청색 빙하 위를 걷다 - 폭스 빙하에서 에코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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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경관과 청정한 자연 그대로의 산야 등 다양한 자연의 모습으로 가득한 뉴질랜드. 빙하체험 또한 다른 곳에서 쉽게 얻을 수 없는 경이로운 체험이었다. 빙하는 남섬의 남서쪽에 있으며 산기슭의 마을로부터 걸어갈 수 있다는 편리함에 우선 놀랐다.

빙하에 도착해서 자신의 발로 밟아 본 일 하며, 의외로 빙하가 우아한 청색임을 알고 또 한 번 놀랐다. 수 만 년에 걸쳐 빙하를 이루어낸 자연의 조화로운 손길이야말로 에코(Eco)의 상징이 아닐까 하고 생각지 않을 수 없었다.

크라이스트처치로부터 버스로 웨스트 코스트의 관문인 그레이마우스로 이동해 렌트카를 대여했다. 서쪽으로 펼쳐진 태즈만해를 따라 뻗어 있는 6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빙하기슭의 마을에 도착한다. 프란츠 조셉 빙하폭스 빙하, 이 두 빙하의 등반로 입구에 위치한 마을들이 6번 국도 변에 나란히 자리 잡고 있다. 차로 10분 정도의 거리이므로 이 두 마을을 다 둘러보았다. 양쪽 마을 모두 지역 관광 투어 회사가 있어 큰 차이는 없음을 알고 다소 규모가 작아 보이는 폭스 빙하 마을에 숙소를 정했다.

그날은 아침부터 구름의 이동이 심상치 않다가 오후에는 폭우가 쏟아졌으나, 다음 날은 아침부터 맑게 개었다. 하루 중에 사계절이 있다고 하는 뉴질랜드에서는 여행 중 날씨 변화에 너무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오전 9시 전에 마을 중심부에 위치한 폭스 글레이셔 가이딩(Fox Glacier Guiding)사의 사무실을 방문했더니 나와 같은 여행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오전 반나절 코스에 도전하는 사람들이다. 오전 9시 30분, 출발 전 설명회가 시작되었다. 가벼운 배낭과 방한 방수를 겸한 바지 등을 필요에 따라 빌릴 수 있다. 빙하용 신발과 미끄럼 방지용 아이젠은 필수 대여 품목으로서, 나중에 두 가지 의미가 있음을 알게 된다.

30명의 여행객은 15명씩 나뉘었고, 내가 속한 팀에는 타라라고 하는 여성가이드가 이끌게 되었다. 버스로 10 분 정도 이동했더니 바로 그 곳이 빙하의 입구. 협곡을 따라 펼쳐진 하얀 빙하의 앞머리가 보인다. “ 매일 조금씩 움직이고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한 타라씨의 설명도 있어, 우선은 여기서 감동하지만, 이것은 이후에 겪을 애환의 시작에 불과했다.

협곡의 경사면을 따라 난 길을 걸어 올라간다. 보통 산의 등산로와 같은 풍경이다. 이렇게 생각한 것도 잠깐. 오르막 경사가 한층 더 가팔라져, 사다리를 타고 기어오르기도 하는 등, 참으로 빙하에 다가가는 것이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았다. 내리막길도 있었지만, 길이라기보다는 거의 수직에 가까운 계단도 있었다. 손잡이 대용의 쇠사슬을 잡고 천천히, 미끄러져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모험, 탐험의 기분으로 꽤 즐기기도 하며 ‘귀중한 체험’이라고 생각했지만, 점점 힘들어진 것은 대여받아 갈아 신은 구두의 무게 때문. 빙하 위를 걸을 때 미끄러지지 않도록 무겁게 한 것이라는 또 다른 의미를 곧 알게 되었지만, 산행 도중에 ‘아하, 처음 신은 신발로 와서 빙하 위에서 갈아 신었더라면 좋았을 것을’하고 생각했다. 아침에 있었던 설명회에서는 그러한 조언은 일체 없었다. 마음 속으로 투덜거리는 사이 빙하에 도착했다. 나무들 사이로 보일 듯 말 듯 했던 빙하가 이제부터는 바로 얼음 위가 되었다. 아침에 대여받은 이빨처럼 생긴 아이젠을 구두 밑에 장착했다. 얼음에 꽉 맞물려 신발의 무게와 함께 미끄럼 방지 효과를 십분 발휘해 준다. 이번에는 전과 정반대로 ‘무거운 신발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타라씨가 피켈로 발 밑의 얼음을 깍아 내리며 ‘길’을 내 주었다. 그 길을 따라 모두들 일렬로 서서 천천히 걸어갔더니 갑자기 시야가 확 트였다. 빙하의 비교적 넓고 평평한 곳에 이르니 바로 이곳이 투어의 목적지였다. 이곳까지 쉬엄쉬엄 걸어 약 한 시간. 내 발로 걸어 직접 빙하를 밟아보는 것이 세상에서 그다지 흔히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도중에 힘도 들었지만, 그 모든 것을 날려 버릴 만한 기쁨도 느껴진다.

모두 기념 촬영을 하고, 가져온 주스를 마시기도 하며, 한 시간 정도 머물렀다. 내가 가장 감동한 것은 빙하의 이상하리만큼 투명한 푸르름이었다. 아니면 하얀색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하얀 푸르름, 어렴풋이 우아한 푸른 청색. 곁에 있던 남성 가이드에게 물었더니, “빛의 굴절에 의한 것으로 어떤 구조적 현상에 의한 것인지, 실은 저도 잘 설명해 드릴 수가 없습니다.” 솔직한 대답에 뉴질랜드다운 대범함이 느껴졌다. 촬영을 위해 삼각대를 세워서는 안 된다. 쓰레기는 자체 수거 귀환한다는 등의 당연한 규칙이 있었다.

투어가 끝난 후 출발지에 돌아와 증명서를 받았다. “빙하를 걸었음을 증명하며….” 이 뒤에 계속되는 구절에 웃어 버리고 말았다. “이곳의 악천후와 가이드의 지루한 설명에도 끝까지 인내했음을 증명함.” 뉴질랜드인들의 애교스런 장난기까지 체험한 빙하걷기였다.

글쓴이:아오야기 미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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