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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파하카 - 마오리 전통 공연예술

격렬하게 발을 구르고 마치 도마뱀처럼 혀를 내미는가 하면 손바닥으로 자기 몸을 얼마나 세차게 때리는지 피부가 시뻘겋게 물들어 간다. 혹시 중세시대의 고문행위를 재현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게 아니다. 카파하카라고 하는 마오리 전통 공연예술이다.

카파하카가 처음부터 끝까지 공격적인 것만은 아니다. 고상하고 우아한 움직임도 있다. 카파하카의 강력한 예술적 감동은 여러가지 감정과 느낌을 전달하는 구성에서 나온다.

카파하카 공연에서 여성 출연진이 하나 같이 포이를 돌리며 부드러운 노래를 부르는 순간이 있다.

그러다 느닷없이 맹렬한 싸움의 외침과 고함소리 그리고 등골이 오싹한 절규와 함께 하카(전투무) 시작된다. 하카는 옛날, 전사들이 싸움에 앞서 상대에 대한 적개심과 공격성을 거침없이 표출함으로써 정신무장을 하는 의식이었다.

카파하카는 마오리 선조의 고향인 하와이키에서 태동했다고 한다. 전설에 의하면 마오리 조상인 티니라우는 자신의 애완 고래 '투투누이' 잡아먹은 카에를 잡아올 공격 계획을 세우고, 상대가 의심하지 않도록 먼저 일단의 여성을 보내어 누가 카에인지 알아내도록 한다. 하지만 카에에 대해 알고 있는 인상착의라고는 그의 이빨이 괴상망칙하게 어긋나 있다는 것밖에 없었다.

카에가 사는 마을로 여자들은 재빨리 꾀를 내어 구경꾼들을 웃기기로 했다. 기묘한 얼굴표정에다 팔다리를 심하게 움직이며 우스꽝스러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너나없이 배꼽을 쥐고 웃음을 터트리는 가운데 누가 카에인지 금방 가려내어 잡을 있었다고 전한다.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카파하카의 힘은 세월이 바뀌어도 변함없이 계승되어 오늘날 마오리 사회의 뛰어난 공연예술로 발전했다. 카파하카는 의례행사나 경연 대회에 등장할 아니라 오래 전부터 외국인 관광객에게 마오리 전통예술을 소개하는 수단으로 쓰였다.

마오리 문화 관광의 효시인 로토루아에서는 많은 여행자들이 테푸이아에 가서 카파하카를 구경하고 마오리 문화와 관습에 대해 알아보는 기회를 갖는다. 화카레와레와 지열지대에 있는 테푸이아는 카파하카뿐 아니라 맛있는 항이(땅속 구덩이에서 찜을 하는 마오리 전통 요리) 생생한 문화체험의 현장으로 유명하다.

타우포의 와이라케이 테라스도 아오테아로아(뉴질랜드) 방문하는 사람들이 카파하카 체험을 있는 곳이다. 웨로(마오리 전통 도전 의식) 방문자를 맞이하여 마라이(부족회관) 안내한 현지 투화레토아 부족 사람들이 본격적인 공연을 벌인다.

뉴질랜드에서 카파하카를 체험할 있는 곳은 비단 북섬만이 아니다. 크라이스트처치의 윌로뱅크 야생동물 공원 안에는 (고대 마오리 부락) 조성해 놓고 수준 높은 카파하카를 선보이는 코타네가 있다. 마오리 노래와 하카 연기 중간에 때때로 키위를 비롯한 공원 토착 조류의 울음소리가 들려와 더욱 실감나는 공연이 이루어진다.

카파하카는 마오리 문화를 소개하는 공연 행사에 그치지 않고 현대예술에서 중요시되는 경쟁적 속성도 지닌다. 유치부에서부터 카우마투아(노년부)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카파하카 경연대회가 열리는데 참가 사이에 불꽃 튀는 경쟁이 벌어진다.

2년에 한번씩 전국 최고의 카파하카 그룹이 모여 카파하카 챔피언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대회가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한다는 뜻에서 테마타티니(많은 얼굴) 부르는 축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