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티아키탕아 (Kaitiakitanga)
뉴질랜드 관광 산업에서 자주 쓰이는 말인 "카이티아키탕아 (Kaitiakitanga)"가 과연 무엇인가? 이 말에 미래의 열쇠가 이 단어에 담겨 있을 수 있으므로 조심스럽게 한번 알아볼 필요가 있다.
옛 마오리 개념인 카이티아키탕아는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그 의미가 오늘날처럼 중요한 적이 없었다. 이는, 인간을 신과 조상의 정령을 도와 물리적 환경뿐 아니라 예술과 언어 같은 문화적 요소도 보존하고 보호하는 세상의 수호자로 보는 개념이다. 카이티아키탕아는 이 땅을 마나(지위)의 훼손 없이 고스란히 미래 세대에 전하고자 하는 일체 철학이다.
전세계 언론계를 통틀어 미국의 유명한 세계 탐험가이자 환경주의자인 리처드 뱅스(Richard Bangs)만큼 이 수호자 개념을 심도 있게 연구한 인물은 없다. 그는 이 개념의 의미를 탐구하며 뉴질랜드 전역을 답사한 결과 마침내 카이티아키탕아에 미래의 열쇠가 담겨 있다는 확고한 신념에 이르게 된 과정을 PBS 다큐멘터리와 책, DVD를 통해 다각도로 다룬 바 있다.
"지구 수호를 인간의 기본 책무로 여겨야 한다는 개념이다. 우리 후세대뿐만 아니라 세상 만물과 영원을 위해 보다 나은 미래를 가꾸어 나가야 한다는 믿음인 것이다. 이 개념은 뉴질랜드의 정치, 경치, 문화, 심지어 시대성에까지 흠뻑 배어 현대적 국가 기풍으로 거듭났다. 왜 뉴질랜드가 들여다 보면 볼수록 더 나아 보이는지, 그리고 왜 이 나라가 세계의 모범으로 자리잡고 있는지 설명이 된다."
"뉴질랜드는 영웅과 신화의 땅이며 풍부한 이야기와 위대한 탐험정신, 그리고 반짝이는 영감이 하나로 어우러진 고장이다. 매번 경이로운 체험을 가득 안고 떠날 때마다 기필코 다시 돌아오겠다고 다짐하게 만드는 나라다. 전세계를 밝고 보람된 미래로 인도할 비밀의 지도가 이곳에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고 그는 말한다.
열쇠를 찾아서
리처드 뱅스는 노스랜드의 와이포우아 삼림공원에서 카우리 거목 숲 속을 거닐 때와 남섬 동해안의 카이코우라에서 고래 구경을 할 때, 그리고 남알프스에서 헬리 스키를 할 때와 어느 웰링턴 카페에서 파라오아레웨나(마오리 빵)를 먹을 때 카이티아키탕아를 발견했다고 말한다.
그의 생태여행을 본받아 이제 다른 관광객들도 카이티아키탕아를 염두에 두고 비슷한 코스와 일정으로 뉴질랜드 투어에 나서고 있다.
초보자를 위한 카이티아키탕아 안내
다음은 카이티아키탕아가 어떤 개념인지, 그리고 이것이 마오리와 뉴질랜드, 전세계에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용어와 설명이다.
카이티아키탕아는 수호, 후견, 보호, 보존을 의미한다. 전통적인 마오리 세계관에 따라 환경을 관리하는 한 방법이다.
마오리 세계관
예로부터 마오리 사람들은 인간과 자연계 사이에 깊은 혈연관계가 있다고 믿었다. 모든 생명체는 서로 연관되어 있으며, 사람이 만물의 영장이 아니라 그 일부라는 것이다. 일부 다른 나라의 원주민과 마찬가지로 마오리는 인간을 생명계라는 커다란 거미줄의 일부로 보았다. 세계를 이해하려면 이 거미줄의 전체적 상호 연관성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된다. 카이티아키탕아는 이러한 생각을 재발견하고 적용하는 수단이다.
카이티아키 - 수호자
카이티아키는 탕아타훼누아(특정 지역에 연고권을 가진 부족 그룹)로부터 수호자로 인정되는 개인이나 집단이다. 예를 들어 어떤 하푸(소부족)가 특정 호수나 숲의 카이티아키가 될 수 있다. 오늘날 카이티아키탕아에 대한 관심이 점증하는 추세에 발맞추어 각 부족 그룹은 환경문제에 대처하고 지식과 문화, 체험을 새롭게 가다듬는 데 가일층 노력하고 있다.
환경적 영향
마오리를 포함해 모든 인간사회는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유럽인들이 오기 전, 마오리 족은 모아(날지 못하는 대형 조류)를 다 잡아먹어 멸종시켰고 무수한 삼림을 불태웠을 뿐 아니라 그 밖의 여러 방법으로 환경에 피해를 입혔다. 유럽 정착민들 역시 고유 동식물, 땅과 바다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했다. 개간을 위해 숱한 삼림을 벌목한 것이 그 한 예다.
멸종 위기에 직면
19세기와 20세기에 이르러서는 마오리 공동체와 문화가 식민지 정책으로 인해 소멸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많은 마오리 사람들은 자신의 처지를 멸종 운명에 직면한 뉴질랜드 고유 동식물의 신세와 동일시했다. 한 예로, 나티후이아 부족은 후이아 새의 멸종을 대재앙으로 간주했다. 이 새는 부족의 정체성과 마나(지위)에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물건의 보존
카이티아키탕아는 귀중한 물건에 대해서도 적용될 수 있다. 코로와이(망토), 포우나무(비취 방망이), 화카파파(혈통) 족보 책 등 대대로 물려오는 가보가 여기에 해당된다. 개인 소장물이 나중에 집안의 공동 재산이 되면 카이티아키가 전체를 대신해 이것을 관리한다. 카이티아키는 장례식 같은 특별한 자리에 이것을 가져 나오기도 하고, 또 이 물건에 얽힌 이야기와 정보를 보존할 책임이 있다.
카이티아키탕아에 대한 폭넓은 이해 - 역사
사람과 환경
예로부터 사람과 환경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공동체의 건강이 환경에 반영되고, 또 환경이 공동체의 건강에 반영되는 식이었다. 예를 들어, 수로가 혼탁해지거나 오염되면 지역 주민들에게 무언가 문제가 있었다. 카이티아키탕아는 이러한 관계에 토대를 둔 개념이다.
균형 유지
공동체와 자연 간의 균형을 유지하는 관행이 유지되었다. 새 사냥이나 경작, 고기잡이를 할 때 다음과 같은 방식을 이용함으로써 남획으로 인한 자원 고갈의 위험을 피했다.
• 특정 지역에 대한 일시적인 라후이(제한) 조치
• 마라마타카(음력)를 기준으로 경작과 수확
• 취미로 고기잡이나 새 사냥을 하는 것을 금지
• 식량 별로 적합한 바구니를 사용
• 필요한 것만 수확
• 밭에 마우리(생명력) 돌을 두고 토훙아(제사장)가 그 앞에서 카라키아(주문)을 외면 자원이 보호된다고 믿었음
• 번식기를 피해 올가미로 새를 잡음
• 고기잡이 횟수 제한 - 예를 들어 카누 두 척에 큰 그물을 매달고 쌍끌이로 조업에 나서기도 했지만 부족이 1년에 한 번만 고기잡이를 했음
자연보호 관행
1895년에 나티라우카와 부족의 타마티라나피리라는 사람이 보낸 편지를 보면 카히투아 잡기의 금기 사항을 설명한 구절이 나온다. 카히투아는 파에카카리키에서부터 타라나키의 여러 바닷가에 있는 작은 조개다.
생리 중인 여자는 해산물 채집이 허용되지 않았으며 가열한 음식을 담는 바구니도 금지되었다. 생리 중인 여자가 조개를 잡으러 나오면 첫 날은 그런대로 잡히지만 이튿날 새벽에 조개들이 모두 다른 소부족의 영역으로 옮겨가 버린다는 것이다.
자연과의 연관성
마오리 문화에서 인간은 대지를 비롯한 자연계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는 존재다. 카이티아키탕아는 이런 연관성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현대적인 맥락으로 표현된다.
탕아타훼누아
탕아타훼누아는 ‘대지의 사람’이라는 뜻으로, 조상 대대로 살아왔기 때문에 특정 장소에 대한 연고권이 있는 집단이다. 인간과 땅은 하나이며, 사람이 자연보다 우월한 존재는 아니다. 자연계도 사람에게 ‘말’을 해서 지혜를 전하고 자신을 이해시킬 수 있다. 인간의 삶은 자연계와 일심동체가 되는 과정이다.
신화적 관계
어떤 부족의 전설에는 사람이 새나 고기, 동물로 변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인체를 자연지형과 동일시하는 사례도 흔하다. 이러한 전통은 모두 자연과의 친밀한 교감을 나타내는 것이다. 인류학자들은 이것을 자연계와의 신화적 관련이라 묘사했다.
핵심 개념
마나, 타푸, 마우리는 전통적인 마오리 세계관과 카이티아키탕아의 밑바탕을 이루는 개념이다.
마나: 영적인 힘
예를 들어 숲의 마나(힘)는 새들과 나무, 기타 자연지형의 형태로 표현된다. 꽃이 만발하고 열매가 풍부해서 새들이 많이 날아드는 숲은 마나가 큰 것이다. 마토마토(왕성한 자람세)와 마푸아(풍성한 결실) 같은 단어는 이러한 번성을 나타내는 말이다.
타푸: 영적 제한
숲에서 마나가 나오기 위해서는 일정한 제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타푸(영적 제한)는 라후이(제한) 관습의 원천이다.
마우리: 생명력
또한 숲은 마우리, 즉 근원적인 생명력도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열매가 열리고 새들도 찾아온다. 전통적인 카이티아키탕아에서는 숲을 엄격히 관리했다. 토훙아(제사장)가 마우리 돌(생명력을 보존하는 영험이 있다고 믿은 돌) 앞에서 카라키아(주문) 같은 의식을 거행해서 숲의 마우리를 보호함으로써 그 마나가 막힘 없이 흐르게 했다.
나티라우카와 부족 원로 타마티라나피리의 설명:
마우리는 어떤 장소로 먹을거리가 오게 해서 딴 곳으로 가지 못하게 하는 신성한 힘이다. 땅에도 마우리가 있고 호수나 강 같은 수로에도 마우리가 있다. 산 또는 숲에 새가 없거나 강에 먹을 것이 없다면 마우리 돌을 갖다 둔다.
오늘날의 카이티아키탕아
재발견
오늘날 뉴질랜드에서는 카이티아키탕아를 재발견하고 탐구하는 일이 한창이다. 마오리인들은 부족 별로 자기 지역의 카이티아키탕아 관행을 재구성해서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장소에 대한 환경문제와 부족 전래 풍습을 복원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현대의 몇몇 카이티아키탕아 사례다.
• 나이타후 부족은 남섬에 있는 포우나무(비취) 자원의 카이티아키다.
• 1981년, 테아티아와키 타라나키 측은 하수오물과 산업폐기물이 부족 어업지를 오염시키는 문제와 관련해 와이탕이 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다.
• 웰링턴 북쪽의 푸케루아베이에서 나티토아 부족은 수자원 고갈 방지 대책으로 주민협의회와 협의하여 해산물 채취에 대한 라후이(제한) 조치를 취했다.
• 4개 부족(나티카훙우누, 랑이타네, 무아푸포코, 나티라우카와)은 공동으로 마나와투강(Manawatu River) 오염문제에 대처했다.
• 테라라와 부족은 쿠쿠파(흙비둘기)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과제
오늘날 카이티아키탕아를 적용함에 있어 일부 어려운 문제가 있다. 마나, 타푸, 마우리를 이해하고 이를 현대적 상황과 결부시켜야 한다.
또 마오리가 아닌 사람들이 카이티아키탕아에 얽히는 일도 발생한다. 숲과 수로의 관리에 개입되는 토지소유자나 지방 행정당국 같은 당사자는 마오리와 다른 세계관이나 가치관을 지니고 있을 수 있다.
법규
카이티아키탕아는 일부 법규에 반영되었다. 환경자원의 지속 가능한 관리를 목표로 하는 자원관리법을 보면 자원관리를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카이티아키탕아를 고려해야 한다는 규정이 나온다.
이 법은 카이티아키탕아를 ‘탕아타훼누아가 어떤 지역의 천연 물리 자원과 관련해 티캉아마오리에 따라 수호자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며 관리자 윤리를 포함한다’라고 정의한다.
그 밖에 해안해저법에도 자원관리법과 똑같은 의미의 카이티아키탕아가 들어 있다.
협상
카이티아키탕아가 법에 들어감에 따라 이에 대한 관심 또한 현저하게 늘었다. 각 이위(부족)는 이러한 규정을 자기 영역 안에서 카이티아키탕아를 심화할 기회로 인식했다. 카이티아키탕아를 법규화할 때 정부는 부족의 이해관계와 희망을 보다 넓은 지역사회의 맥락 속에서 파악했다. 흔히 부족 그룹은 지방 행정당국과 같은 여타 그룹과 협상을 한다. 그래서 카이티아키탕아에 대한 논의, 그리고 뉴질랜드의 환경관리 제도에서 이것을 구현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마오리와 비 마오리
마오리인들에게는 카이티아키탕아가 선조들의 책임과 희망을 계승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한다. 그 밖의 사람들에게는 자연과의 혈연성이라는 명제뿐 아니라 환경적으로 위기에 처한 오늘날에 이 개념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관해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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