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전등과 모험심만 있으면 뉴질랜드에서 이 특별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영어로 ‘glowworm’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반딧불이는 실제로는 애벌레(worm)가 아니다. 대부분의 반딧불이는 딱정벌레목 반딧불이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약 3천 종에 달하는 생물 발광 딱정벌레의 다수가 우리가 잘 아는 반딧불이이다. 다만 예외적인 종이 하나 있는데 바로 뉴질랜드와 호주에만 서식하는 아라크노캄파 루미노사이다. 이 반딧불이는 버섯파리라 불리는 파리종의 유충이다.
대부분의 버섯파리와는 달리 아라크노캄파 루미노사는 육식성이다. 이들은 동굴이나 숲처럼 어둡고 습한 환경에 모여 살며, 배에서 나오는 빛으로 작은 곤충을 유인한 뒤 점액을 이용하여 먹이를 포획한다.
이 생물 발광은 효소와 산소 사이의 화학적 반응을 통해 생성되며 청록빛을 방출한다. 놀랍게도 이 과정은 매우 효율적인 에너지 변환 방식으로, 화학적 반응에 사용된 에너지의 90%가 빛으로 전환된다. 이는 전력 소비량의 20% 정도만 빛으로 변환되는 최신 LED 전구의 효율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동굴에 사는 반딧불이는 낮이고 밤이고 꾸준히 빛을 내지만, 야외에 사는 반딧불이는 해가 진 직후 발광하기 시작하여 밤새 빛을 낸다.
반딧불이는 방해를 받으면 유충이 바위나 벽의 틈 사이로 들어가 빛이 사라지기도 한다. 따라서 반딧불이를 관찰할 때에는 손전등을 끄고 조용히 접근하는 것이 좋다.
반딧불이는 뉴질랜드 전역에서 발견되지만, 반딧불이를 관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이드 투어에 참여하는 것이다. 반딧불이 서식지의 다수는 가이드 투어를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다. 전문 가이드와 함께하는 투어를 통해 이 신비로운 생물의 생태와 행동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이토모 반딧불 동굴은 뉴플리머스에서 북쪽으로 18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반딧불이 관찰 명소 중 단연 최고이다. 투어는 약 45분 동안 진행되며, 사전 예약이 권장된다.
오클랜드 도심 속에서 반딧불이를 만나는 색다른 경험을 해보자. 소셜 네이처 무브먼트가 1시간 동안 진행하는 오클랜드 시티 반딧불이 투어는 오클랜드 도심에서 차로 단 10분 거리에 위치한 십만 년 역사의 화산 공원인 푸케카와에서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한다.
리얼NZ이 운영하는 투어에 참여해 보트를 타고 동굴 기준으로는 비교적 젊은 편에 속하는 12,000년 된 테아나우 동굴을 탐험해보자. 전문 가이드가 동굴의 지형과 그 안에 서식하는 반딧불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준다. 또한 석회암 통로를 지나며 소용돌이, 지하 폭포, 밤하늘처럼 반짝이는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를 감상할 수 있다.
찰스턴 반딧불 동굴 어드벤처와 함께 최초의 동굴 탐험가들처럼 손전등과 헬멧만 착용한 채 테 아나누이 동굴을 탐험해보자. 세계 최고의 반딧불이 동굴로 떠나는 이 투어는 나일강 협곡을 지나는 우림 열차를 타고 시작된다. 외딴 웨스트코스트의 파파로아 국립공원을 지나 유서 깊은 금광 타운인 찰스턴에 도착한다. 여기서부터는 어둠 속으로 들어가 평생 잊지 못할 빛의 마법을 체험하게 된다.